141014 사당통신 blah blah


01 계절상 따뜻한 아메리카노로 넘어갔어야 할 시기이지만 오늘 아침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계절이 여름에 정을 못 뗀 탓도 있겠지만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뭐랄까, 나에겐 음료가 아닌 각성제 같은 존재라. 시원하게 쭉 들이키고 크아 한 번 해 줘야 비로소 하루가 시작된다. 내 시그내쳐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물 절반 얼음 많이.


02 뮤콘에 다녀왔다. 사정상 마지막날 공연 밖에 볼 수가 없었는데, 공연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뭐니뭐니해도 이런 쇼케이스형 무대가 아니면 볼 수 없는 무지막지한 라인업이 가장 흥미로웠다. 단편선과 선원들-로로스-산이-림지훈-빅스-자우림이라니 이것은 뭐랄까 '된장 파인애플 스튜'?! 쇼케이스 특성상 부족한 준비시간 탓에 기본적인 사운드 체킹이 안된 팀도 더러 보여 안타까웠지만 해외바이어건 일반 관객이건 이곳에서 운명의 팀을 만나 앞으로의 연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족하지 않나 싶었다.이런 날이 있으면 저런 날도 있고.

02-a 그래도 한편으론 (당연하지만) 해를 더해갈 수록 나아지는 모습도 보고싶다. 어쨌든 무대는 무대이니까. 쉽진 않겠지만.

02-b 삼성카드홀은 공연 후반쯤 넘치는 관객으로 입장제한까지 걸렸었다. 동행들과 '왜이렇게 관객이 많지?' '빅스 때문이에요~' 놀이에 심취해 있었는데 엘리베이터에 한 분이 더 탔다. 뒤이어 '혹시 로로스 때문 아니야~?'하는 벨로주님 말씀에 '아 빅!스! 때문이라니까요'하고 볼드체로 대답한 나, 그리고 '울 것 같아요...'라고 울먹이며 대답하시던 그 한 분. 알고보니 로로스 소속사 오름 엔터테인먼트 관계자 분이셨다... 아니에요 제가 그런 의도로 말씀 드린게 아니고요 아니 그게 아니고 전 그것도 모르고 아니 제가 진짜 로로스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시면 진짜... 죄송합니다. 이 글을 보지는 못하시겠지만. 단독공연 때 봬요 제가 이틀 다 예매한 사람이에요...

02-c '젊은 여자'인 탓에 프레스를 목에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빅스팬으로 몇 번을 오해 받았는지 모르겠다. 고통. 

02-d 사실 이 바닥에서 '젊은 여자'라는 포지션 자체가 참 우습다. 팬들은 대부분 '젊은 여자'지만 글을 쓰거나 말하는 사람은 대부분 연령을 초월한 남자들.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덕을 본 적도 있고 손해를 본 적도 있으니 또이또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괜히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위치다.

02-e 그나저나 시큐님 무엇보다 번지수가 틀렸습니다. 저는 빅스가 아니라 인피ㄴ...(이하생략)

02-f 콘진 관계자분들이 하나같이 넋이 나가 있으셔서 안타까웠다. 이번주는 평안하시길.


03 잔다리 페스타도 다녀왔다. 동행들과 '이런 곳에 오면 보고싶은 걸 봐야하는지 봐야하는 걸 봐야하는지 고민된다' 비슷한 이야기를 했는데 나의 결론은 뭘 고민하나! 둘 다 하면 되지! 호방하게 밴드 당 한시간 씩이나 시간이 배정되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응원하고 싶은 밴드도 실컷 응원했고 새로 체크해보고 싶던 밴드도 거의 체크했다. 좋았던 밴드들에 대한 글은 다른 글로 풀기로 하고.

03-a 난 정말 공연보고 새로운 음악 듣는게 너무 좋다. 많이 보고 미리 들으려고 이 일 하는거임. 진짜.

03-b '어디 소속이세요?'라는 질문을 들었다. 물으신 분이야 단순한 궁금증이었겠지만 요즘 내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지점과 정확히 일치해서 괜히 심오해졌다. 내가 뭐라고 대답했더라. 보다에도 있고, 웨이브에도 쓰고... 스페이스 공감도 하고 있다고 얘기를 했던가 않았던가. 정신 없이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긴 하지만 나는 나를 타인에게 뭐라고 소개해야 좋은가. 나는 이곳에서 무얼하는 사람인가. 

03-c '저는 현재 개점휴업 중인 웹진 보다 필자이자 웨이브 필자, 아이돌팝 정론지 아이돌로지 필자이자 스페이스 공감 기획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음악 칼럼니스트입니다. 번역도 주시면 하고 라디오 프로그램 프로듀싱도 가능합니다. 맡겨만 주세요 데헷' 

03-d 미스코리아 띠라도 빌려와야할 듯.

03-e 뭔가 심각하게 썼지만 사실 별 생각없다. 그 '별 생각없는 흥'이 지금의 날 있게 하지않았나 싶다. 앞으로도 별 생각없겠지. 

03-f 망하지만 않으면 좋겠다.


04 미리듣는 얘기를 하다보니 장기하와 얼굴들 생각. 아직 몇 번 못 듣긴 했지만 꽤 마음에 들었고 여러모로 이 밴드의 전기가 될만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어젠 앨범 자체보다도 간담회 때 나온 장기하의 말이 내내 신경이 쓰였는데, '몸'에 대한 이야기였다. '내 사람'의 가사와 뮤직비디오와 연관된 대답이었던가, 앨범 제목은 '사람의 마음'이지만 '몸'에 대한 관심도 지대했다고. 농담처럼 '더 늙기 전에 몸을 담아보고 싶었다'는 식의 대답에 일행들과 저거 연예인 스타화보 기자회견 발언 아니냐며 웃었지만 꽤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기억에 오래 남는 말이기도 했다. 장기하의 마음과 몸, 늙어가는, 우리의, 몸과 마음.

04-a 최근 가장 행복했던 건 로로스의 새앨범을 미리 들었을 때였다. 내 안에선 이미 올해의 앨범.


05 러브락의 기명신 대표님이 드디어 나의 이름과 얼굴을 매치시키셨다는 소식. 무려 근 4년 만에! 그 전까지 나를 최지선님으로 아셨다고. 내가 명함을 드리자마자 지선언니 귀신이라도 만난 것처럼 '아니 어떻게 이렇게 쌍동이 같이 똑같이 생기셨어요??!'하던 얼굴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만나는 분들마다 얼굴과 이름을 매치시키는 작업에 들어가기로-_-


06 몇 주 전 올리려던 사당통신에 요즘 귀엽게 보고 있는 유기견 이야기를 썼다가 써니 상태가 갑자기 안좋아졌었다. 기분 탓이고 타이밍이 우연히 맞은 일이겠지만 심장이 덜컹했다. 클래식을 들려주면 잘 자란다는 식물이야기나 버려야지 마음 먹으면 고장이 난다는 기계도 다 같은 맥락은 아닐까. 말조심도 말조심이고 마음조심도 해야지 싶다.


07 작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폐암 말기셨는데 2주 전 작은 할머니가 갑작스레 돌아가신 이후로 자식들 몰래 병원에서 주는 약을 드시지 않았다고 한다. 숨겨놓으셨던 먹지 않은 약은 돌아가신 뒤 침대 시트 아래에서 발견되었다. 평생 다섯 번도 못 뵈었고 난 천국 같은 건 믿지도 않는 사람이지만 두 분이 이곳이 아닌 어딘가에서 꼭 다시 만나길 바란다. 고통없는 곳에서 평안하시길.


 



덧글

  • 2014/10/18 17:18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아게하 2014/10/22 00:15 #

    안녕하세요 습습님, 반갑습니다.

    검색으로 들어오셨나봐요. 아마도 제가 지금 그 글을 숨김상태로 해놓아서 보이지 않는가봅니다. 너무 길어서 올라갈지는 모르겠는데, 한 번 붙여봅니다. 졸문입니다. 재미있게 읽으시면 좋겠어요.


    1. 魚 (물고기)

    스피츠 탑 텐을 뽑아보자 마음먹고서 설마 이 곡이 1위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_- 하지만 생각해보니 신곡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싸이월드에 도토리를 지불하고 샀던 노래였구나. 이 노래가 시작되면 난 정말 어쩔 줄을 모르겠다. 노래가 끝날 때까지 그저 이어폰에 몸을 찰싹 기대고 이 노래가 영원히 끝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라게 된다. 정말 뭐 이딴 노래가 다 있어! 예전에 어딘가의 인터뷰에서 타무라가 이 곡의 베이스라인이 재미있어서 굉장히 좋아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너무 공감해서 무릎을 탁 쳤던 기억도 있다. 심플해 보이지만 구석구석 손이 많이 간 곡. ‘떨리는 어깨를 안고 어디로도 돌아가지 않을거야’라는 노랫말이라니 아 정말 뭐 이딴 노래가... 노다웃. 말이 필요없음. 난 이 노래가 너무 좋다. 스피츠의 낭만과 다정함이 모두 이 곡 하나에 있다.

    2. ナイフ(나이프)

    스피츠의 전반적인 음악세계나 장점을 생각하면 좀 갸우뚱한 노래긴 하지만 난 이 곡을 정말 사랑한다. 2집에서 현악기 좀 만져보고 필 받은 마사무네와 프로듀서가 맘먹고 작업했던 긴 제목의 EP 수록곡. 게다가 무려 7분짜리 대곡. 가사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 지 알 수 없음. 절대 무리수. 하지만 ‘키미와 치이사쿠떼~’하며 힘 다 빠진 목소리로 마사무네가 노래를 시작하자마자 바로 사랑에 빠져버릴 수밖에 없는 곡이기도 하다. ‘넌 작고 슬플 정도로 무방비하고 무지하고 만사태평하고 다정하지만 거짓말쟁이고’하는 사랑하는 이에 대한 애틋한 묘사도 너무 좋다. 언젠가 친구가 운전하는 차 뒷좌석에 비스듬히 누워서 의정부에서 집까지 이 노래만 계속 들었던 기억이 있다. 비가 뚝뚝 떨어지는 유리로 된 차 천장에 일정한 간격으로 가로등 불빛이 멀어졌다 가까워지면서... 그런 노래. 참고로 앞 곡인 <전원의 생활>과 같이 들으면 더 더 좋다.

    3. ハ一トが歸らない (하트가 돌아오지 않아)

    하야부사는 좋은 곡도 너무 많고 또 스피츠의 다른 어떤 앨범보다도 힘찬 앨범이라 그 앨범 중에서 왜 이 노래가 가장 좋은지는 나도 참 의아하다. 역시 천성인가-_- 앨범 중반 <Holiday>에서 <8823>까지 정신없이 달리다가 짧은 연주곡인 <宇宙蟲 (우주벌레)>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이 노래가 시작되는데, 그 순간이 말할 수 없이 좋다. 슬퍼하거나 목 놓아 부르는 게 아닌, 그저 변한 사랑에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 노랫말도 일품이다. 수미상관처럼 도입부 멜로디가 후반부에 다시 등장하는데, 그때마저도 ‘다정한 사람이여 안개가 걷히면 둘이서 쥬스라도’ 같은 엉망진창 소리를 하다가 잠들어 버리는 사람이 이 노래에 있다. 게다가 멜로디는 어찌 그리 통속적인지. 최고. 개인적으론 스피츠 내한 공연 뒤의 후유증을 이겨내게 해주는 노래이기도.

    4. 夏が終わる (여름이 끝나네)

    전주의 기타스트로크만 시작해도 늘 울컥해지는 노래. 증오하던 여름이라는 계절에 조금 정이 가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더욱 그렇다. 한낮 햇살에 조금씩 가을 냄새가 나고 하늘이 높아지기 시작하면 이 노래를 꼭 하루에 한 번 이상씩 듣는데, 요즘이 딱 그런 시기다. 이 노래의 이 애틋한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는지. 뜨거웠던 혹은 뜨겁고 싶었지만 채 타오르지 못했던 한 계절과 생의 한 순간을 조용히 떠나보내는 송가라 하면 좋을까. 꿈 많은 소년이 청년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느낌도 들고. 덕분에 멜로디도 사랑스럽고 편곡도 포근하지만 들을 때마다 눈가가 좀 시큰해지는 곡이기도 하다. 내가 스피츠 까페나 블로그에서 종종 쓰는 ‘비늘구름’이라는 닉네임은 이 곡에서 온 것.

    5. 渚 (해변)

    이 노래 대해서는 무조건 라이브로 듣고 나서부터 얘기해아 한다. 스피츠 라이브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래도 <8823>과 <내 모든 것>이 이어지는 후반부지만, 내가 가장 감동받는 순간은 이 곡 <나기사>의 전주가 시작되는 그 순간이다. ‘다정한 날들이 파도 소리에 물드네 환상이여 깨지 말아줘’라는 후렴구 가사나 심장고동 소리 같은 사키야마의 드럼 소리도 너무 좋지만 역시 이 곡의 하이라이트는 ’카가야이떼 아~아~‘하고 길게 빼는 마사무네의 목소리. 여운이 길게 남는 후주도 한참 심장을 꽉 움켜쥐게 하는 뭔가가 있다. 아아 빨리 라이브 보고 싶다. 내한 언제와.

    6. 水色の街 (물빛의 거리)

    이 곡도 말이 필요 없구나. 기타가 울리며 첫 음이 공기중에 퍼지던 그 순간 난 이 노래가 나의 스피츠 최고 곡 중 한곡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신중하게 고른 멜로디와 노랫말이 하나하나 층을 이뤄가며 애잔하고 커다란 노래를 만들어 낸다. 처음엔 그저 보고픈 마음에 생각없이 충동적으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지만 결국 마음 가득 그 사람이 넘쳐 그의 집앞까지 전력으로 뛰어가는 그 마음이 떠오른다. 으. [하치미츠] 앨범을 기점으로 조금씩 허스키해지기 시작한 마사무네의 목소리가 가장 빛을 발한 노래가 아닐까도 싶다. 코끼리가 등장했던 뮤직 비디오도 무척 좋다. 리스트에 넣을까 말까 백번 고민했던 앨범 첫 곡 <밤을 내달린다>와 함께 이어 듣기도 적극권장.

    7. 戀のうた (사랑의노래)

    이 노래는 2집에 실린 정말 옛날 노래지만, 가장 최근에 좋아진 신기한 노래다. 요즘이나 스피츠 전성기 시절 노래와 비교하면 편곡도 창법도 촌스럽기 그지없는 노래지만, 난 이 노래에 담긴 ‘진심’에 늘 웃게 된다. 초기 스피츠 음악다운 심플한 코드와 초기답지 않은 직설적인 가사의 조화도 재밌다. 제목부터가 뻔뻔하고 촌스럽게도 <사랑의 노래> 아닌가. ‘우윳빛의 좁은 길을 뒤돌아보지 않고 걸어가 / 어제보다도 내일보다도 지금의 네가 사랑스러우니까’ - 별 꾸밈없는 단순 그 자체의 가사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스피츠 가사다. 참고로 이 노래를 가장 아름답게 보고 들을 수 있는 방법은 라이브 DVD에 실려 있는 투어 모습이다. 반원형의 야외 음악당에서 호수를 뒤에 지고 탬버린을 치며 이 노래를 할랑할랑 부르는 버섯머리 마사무네. 이건 안 보면 모른다. 정말 낭만, 낭만.

    8. サンシャイン (선샤인)

    스피츠가 가장 ‘푸르게’ 청춘을 노래하는 [하늘을 나는 법]의 마지막 곡이 이 노래라는 게 너무 좋다. <푸른차>에 <하늘을 나는 법>에 <라즈베리>까지 앨범 내내 단 한 번도 희망찬 눈빛을 버리지 않던 이들이 갑자기 더없이 애잔한 표정으로 부르는 그 노래. <여름이 끝나네>처럼 이 곡도 여름의 뒷모습을 부르고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누구라도 그렇듯 스피츠에게도 역시 청춘=여름인 모양이다. ‘변하지 않고 여름의 꽃으로 있어줘’는 내가 즐겁게 바라보는 청춘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고. 스물아홉의 마지막 석양을 바라보고 있는 뒷모습이 얼핏 보이는 이 노래의 압권은 역시 ‘썬샤-인 우우-’하며 코러스가 겹치는 곡 후반부. 들을 때마다 심장이 저릿해진다. 이 노래도 노래가 끝난 뒤에 한참 아무노래도 듣고 싶지 않아지는 노래.

    9. スカ一レット (스칼렛)

    시린 무릎으로 비가 온다는 걸 알아채고, 샤워할 때 차가워진 물로 가을이 왔음을 눈치채는 사람이 있듯이 난 이 노래가 듣고 싶어지는 것으로 겨울이 왔다는 걸 안다. 현관문을 열 때 느껴지는 코끝이 찡한 느낌을 3분 30초짜리 노래로 만들면 분명 이 노래가 태어날 것이다. ‘다정하게 서로 안는 것만으로 / 무엇이든 잊을 수 있어 / 이 먼지투성이 거리에서’라든지 ‘나의 있는 그대로 모두를 부딪혀도 / 넌 미소지어줄까’같은 달콤하고 떨리는 사랑의 말들이 가득한 로맨틱한 노래이기도 하거. 주머니 손난로나 웬만한 남자친구 손보다 낫다. 무엇보다도, 이 노래는 첫 기타 연주만 들어도 누구나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노래 아닌가? 테츠야는 진짜 좀 천재.

    10. 日なたの窓に憧れて (햇살 드는 창을 동경해서)

    초기 스피츠의 음악에서 경쾌하고 로맨틱한 느낌이 잘 살아난 노래다. 하지만 그런 곡이야 스피츠에게는 차고 넘치지 않나. 그저 그런 평범한 노래로 끝날 수도 있던 이 노래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건 4분 여 쯤 시작되는 특별한 간주와 그 이후의 진행이다. ‘메리 고 라운드 메리 고 라운드 두 사람의 메리 고 라운드’하며 몽롱하게 이어지는 간주를 눈 감고 가만히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또 다시 등신 같은 사랑의 러브 혼돈의 카오스의 회전목마로 빨려 들어간다. 진짜 사랑에 빠지는 순간들도 모두 그렇듯이. 공중에서 1cm 정도 발을 떼고 연주하는 것 같은 편곡과 목소리도 정말 최고.

  • 습습 2014/10/22 12:57 # 삭제 답글

    우왕 ㅠ 잠시 외박 나온 틈을 타서 별 기대없이 썼는데 이렇게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외박까지 저 곡들을 꼭꼭 씹으면서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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