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진 x 방준석 - 무릎베개 1day1song


백현진을 좋아하게 된 건 얼마되지 않은 일이다. 어어부 프로젝트에 속해있던 백현진은 나에게는 그야말로 강 건너 불구경 같은 존재였다. 당시 음악 좀 듣는다던 모두가 한 마음으로 최고라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던 [개, 럭키스타]도 [손익분기점]도, 나에게는 아무리 들어도 모를 이야기만 같았다. 뒤틀리고 게워내고 뒹굴고 몸부림치는 소리의 아우성. 이 음악이 그렇게도 좋은 음악인건가. 나도 열심히 듣고 또 듣다보면 언젠가 저 앨범들이 진심으로 좋아질까. 안타깝게도 아직도 그런 날은 오지 않았지만 백현진의 목소리만은 기적적으로 좋아졌다. [반성의 시간] 덕분이었다. 듣는 사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친절함 따위는 여전히 0에 수렴했지만 위악이 한꺼풀 벗겨진 그의 목소리는 뭐랄까, 한없이 안스럽고 더없이 외로워 보였다. '어떻게해야 만날 수 있나'하는 한숨 같은 날소리로 시작하는 이 앨범을 참 많이도, 오래도 들었다. 이런 지독한 어른의 사랑은 내 인생에 지금껏 없었고 앞으로도 없겠지만 노래를 듣고 있는 순간 만큼은 내 가슴 속에도 징그러운 사랑이 주는 삶의 피로가 젊은피처럼 돌고 또 돌았다. 덕분에 앨범의 베스트 곡이 '학수고대하던 날'이라는 생각은 여전하지만 가장 정이 가는 노래는 '무릎베개'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나의 백현진 첫사랑. 원곡도 좋지만 최근 자주 함께 공연하고 있는 방준석과 함께 하는 버전도 너무나 좋다. 언젠가는 꼭 공연장에서 직접 듣고 싶다. 상상만으로도 벌써 가슴이 텅 비어버릴 것 같다.


어떡해야 만날 수 있나
어떡해야 만날 수 있나

그 많았던 시간들이 불에 타는걸
난 침대에 누워서 지켜보았지
당신은 천장에 매달려서 춤추고
나는 베게에 얼굴을 묻고 꿈꾸네
그 시간속에 그 시간속에
그 시간속에 그 시간속에
어찌하여 이 지경이 됐나
계단에 앉아서 당신을 기다렸던
97년 초여름에 빛나던 시간
딸린으로 가는 2충 침대에서
당신에 관한 노래를 부르다 울었네

어떡해야 잊을 수 있나
어떡해야 잊을 수 있나
어떡해야 잊을 수 있나
어떡해야 당신을 잊을 수 있나
다시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갈 순 없겠지
다시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갈 순 없겠지
당신과의 그 시간들
당신과 나눴던 사랑
당신의 무릎베게에서
눈을 감고 귀를 파며 나는 꿈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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